로봇을 따라 긴 복도를 한참을 걸어갔다. 아직 냉동 후유증 때문인지 머리는 아직 두통이 남아 있었다. 머리속은 그냥 멍했다. 이게 현실인지 꿈인지 구분이 되지 않았다. 걸어가면서 어떤 생각이든 해보려고 노력했지만 어떻게 우리가 인류를 구원한다는 것인지 도저히 알수가 없었다.
로봇을 따라 도착한 곳은 아주 넓은 작업장이었다. 작업장은 약간 후덥지근 했고 천장에는 수많은 냉동 캡슐 f-123이 매달려 있었다. 그 모습은 정말 장관이었다. 아이크와 난 넋을 잃고 하늘을 올려다 보고 있었다.
그 때 낯익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서 오세요~ 인류의 구원자님들!!"
그 사람이 이었다. 절대 잊을 수 없는 그 목소리! 우리는 그 목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는 어떤 스위치 앞에 서 있었다. 그는 여전히 1년 전과 같은 옷차림으로 있었는데 자세히 보니 오른쪽 팔이 없었다. 아니 없어졌다. 1년 전에 그 때는 분명 두 팔로 휴대폰을 조작했었는데 지금은 그 유광 점퍼의 오른쪽 팔이 약한 바람에 흔들리고 있었다.
그는 우리의 시선을 느꼈는지 대수롭지 않게 이야기 했다.
"아 이거요? 인류를 구원하기 위해서 팔 하나 쯤이야. 훈장으로 생각하고 있어요! 다행히 여러분은 이런 일은 없을 거에요!"
정말 1년이 지난 것일까? 설마 우리를 속이기 위한 전략인가? 머리가 너무 혼란스러웠다. 그는 여전히 지체없이 말을 이어가기 시작했다.
"여러분이 해야 할 일은 간단합니다. 이리 가까이 오세요!"
그는 우리를 그가 서 있는 쪽으로 오도록 했다. 우리는 로봇에게 떠밀리듯 그가 있는 쪽으로 걸어 갔는데 자세히 보기 거기에는 버튼이 두개가 있었다. 그 버튼에는 'save us' 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여기 모니터를 보시면 버튼을 누르세요 라는 문구가 뜨면 두분이 동시에 이 두 버튼을 누르면 됩니다!. 쉽죠! 아침 9시 부터 저녁 6시까지 물론 점심 시간 1시간 보장해 드립니다. 숙식 제공 무료 구요!"
정말 황당했다. 이게 무슨 인류를 구하는 일인가? 그 때 갑자기 요란한 소리가 나면서 천장에 있던 캡슐들이 마구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10개의 캡슐이 우리 앞쪽으로 내려왔다. 캡슐안에는 모두 사람들이 곤히 잠들어 있었다.
모니터에 갑자기 Press Button이라는 문구가 떴다.
"자! 드디어 테스트를 해볼 때가 되었군요! 어서 버튼을 누르세요! 동시에 누르셔야 합니다. 자! 어서!"
아이크와 난 서로 눈 빛을 교환했다. 그리고 우리는 서로에 눈빛에서 두려움과 뭔가 결단을 한 것을 알수 있었다. 아이크는 작게 고개를 끄덕였고 우리는 동시에 'save us'버튼을 눌렀다.
그러자 캡슐아래에 있던 바닦의 문이 열리더니 뜨거운 열기가 훅 하고 올라왔다. 아래를 보니 커다란 용광로 같은 것이 뜨겁게 끓고 있었다. 그 용광로를 바라보고 있던 중 갑자기 캡슐의 문이 덜컹하고 열리더니 캡슐안에 있던 사람들이 그 용광로 속으로 떨어져 순식간에 사라지고 말았다. 너무나도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방금 우리가 10명의 사람을 죽인 것이었다. 그것도 흔적도 남지 않게 말이다. 아이크는 다리에 힘이 풀렸는지 바닦에 털썩 주저앉았다. 나는 갑자기 나도 모르게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돌아서 그의 멱살을 잡고 소리쳤다.
"이게 무슨 인류를 구하는 일이야! 이 미친 새끼야!"
'단편소설'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다크 SF단편 시리즈 - 서기 2100년(8) (0) | 2024.11.25 |
---|---|
Dark SF Short Story Series – The Year 2100 (2) (0) | 2024.11.19 |
다크 SF단편 시리즈 - 서기 2100년(6) (1) | 2024.11.17 |
The year 2100 - (1) (4) | 2024.11.16 |
다크 SF단편 시리즈 - 서기 2100년(5) (1) | 2024.11.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