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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0년7

다크 SF단편 시리즈 - 서기 2100년(8) 그는 나의 돌발 행동에 전혀 당황하지 않았다. 그는 싸늘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 순간 그의 주먹이 나의 얼굴을 강타했다. 눈앞에 번쩍 섬광이 보인 듯했고 난 땅바닥에 털썩 쓰러지고 말았다. 그는 옷매무새를 다듬고 우리를 내려다보며 차갑게 말했다. "다시 말하지만 이건 인류를 구하는 일입니다. 전 세계의 똑똑하다는 놈들을 다 모아 놓고 논의한 결과 이대로는 가망이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아시다시피 환경오염과 지구 온난화로 인해 이제 한 순간도 늦출 수가 없게 되었어요" "그래서 전 세계 인구의 절반을 이렇게 냉동보관하기로 했잖아! 그게 인류가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이라면서!"갑자기 아이크가 울먹이면서 소리쳤다.  "우리는 그렇게 대중들이 믿게 만들었죠! 실상을 보면 말이 안 된다는 걸 금방 알 수 있어요... 2024. 11. 25.
다크 SF단편 시리즈 - 서기 2100년(7) 로봇을 따라 긴 복도를 한참을 걸어갔다. 아직 냉동 후유증 때문인지 머리는 아직 두통이 남아 있었다. 머리속은 그냥 멍했다. 이게 현실인지 꿈인지 구분이 되지 않았다. 걸어가면서 어떤 생각이든 해보려고 노력했지만 어떻게 우리가 인류를 구원한다는 것인지 도저히 알수가 없었다. 로봇을 따라 도착한 곳은 아주 넓은 작업장이었다. 작업장은 약간 후덥지근 했고 천장에는 수많은 냉동 캡슐 f-123이 매달려 있었다. 그 모습은 정말 장관이었다. 아이크와 난 넋을 잃고 하늘을 올려다 보고 있었다. 그 때 낯익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서 오세요~ 인류의 구원자님들!!" 그 사람이 이었다. 절대 잊을 수 없는 그 목소리! 우리는 그 목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는 어떤 스위치 앞에 서 있었다. 그는 여전히.. 2024. 11. 22.
다크 SF단편 시리즈 - 서기 2100년(6) 어디선가 알 수 없는 외계인 같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눈을 뜨려 했지만 눈이 잘 떠지지 않았고 온몸에는 오한이 느껴졌다. 그때 외계인인지 사람인지 모를 생명체가 나를 잡아서 꺼내는 듯한 느낌이 들었고 속이 메슥거리고 구토가 나올 것만 같았다. '우웨에엑' 옆에서 누군가 구토를 하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나 역시 노란 물을 엎드린 채 잔뜩 쏟아냈다. 머리가 너무 아팠다. 누군가 내 머릿속에 손가를 집어넣고 마구 휘젓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다 토하고 나니 난 또 무언가에게 부축되어 어디론가 옮겨졌다. 내발은 바닥에 질질 끌리고 있었는데 아픈 느낌도 들지 않았다. 조금 지나니 정신이 조금씩 들기 시작했다. 고개를 들어 주위를 살펴봤는데 에이크도 내 뒤를 따라서 질질 끌려오고 있었다. 그제야 조금씩 상.. 2024. 11. 17.
다크 SF단편 시리즈 - 서기 2100년(5) 잠깐의 침묵의 시간이 흘렀다. 우리는 이게 무슨 상황인지 몰라 어리둥절해 있었는데 그가 빠르게 말을 했다. "제가 시간이 없다고 이야기 하지 않았나요~ 거참 답답하네 그게 그렇게 선택하기 가 어려운 건가요? 제가 좀더 확실히 정리해 드릴께요! 어짜피 오늘 당장 죽어도 아무도 찾지 않을 두 사람인데... 여기서 죽을 래요? 아니면 인류를 구할래요?" 그 말이 끝나기 무섭게 트럭 앞에 서있던 휴머노이드 로봇이 우리를 향해 몸을 틀었다. "아! 하겠습니다. 인류를 위해 뭐든지 하겠습니다.""저도 뭐든 하겠습니다!" 에이크와 난 서로 살아보겠다고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손을 번쩍 들며 자리에서 일어나며 소리 쳤다.  그는 만족스러운 웃음을 보이며 다시 말했다. "좋아요! 아주 좋아요!" "여러분들이 할 일은 아주.. 2024. 11. 14.
다크 SF단편 시리즈 - 서기 2100년(4) 나는 어쩔 수 없이 에이크와 함께 갈 수밖에 없었다. 우리를 기다리고 있던 휴머노이드로봇은 예전부터 봐왔던 노동을 하는 로봇이 아니었다. 처음 보는 로봇이었는데 그 위압감이 나를 움츠리게 만들었다. 밖에서 기다리던 로봇과 함께 우리는 준비되어 있던 트럭을 타고 어디론가 향했다. 트럭 내부는 첩보원 영화에서 보았던 것 그대로 강철로 둘러 싸여 있었으며 우리는 양쪽으로 나눠 앉았고 로봇은 뒤쪽 입구에 그대로 서 있었다. 난 트럭에 앉아서 마주편에 있는 에이크를 쳐다보았다. 에이크는 내심 미안한지 바닥만을 보고 앉아 있었고 불안한 듯 다리를 계속 떨고 있었다. 난 이게 무슨 일인가 수없이 되뇌어 보았다. 지금까지 봐왔던 범죄 스릴러 영화라든지 SF영화라든지 첩보 액션 영화라든지 머릿속에서 수많은 영화들을 떠올.. 2024. 11. 11.
다크 SF단편 시리즈 - 서기 2100년(3) "여보세요" 에이크는 나의 오랜 친구다. 그 녀석 또한 나와 별 다를 바 없는 삶을 살고 있었다. 최근에 운 좋게도 athos thec에서 건설 중인 쉘터의 마무리 작업에 일을 구했다. 단기 아르바이트 성격의 일이긴 했지만 꽤 많은 돈을 주었고 덕분에 나도 에이크로부터 맛있는 술을 얻어먹은 적이 있었다. 최근 연락이 뜸했는데 지금 연락이 온 것이었다. "너 지금 어디야?" 에이크의 목소리는 낮고 평소보다 빠르게 말했으며 그리고 약간 긴장된 것처럼 들렸다. "집이지 왜?" "잠깐 너희 집에 가도 될까? "미친! 무슨 지금 공기 경보가 최악인데 어디를 오겠다는 거야? 그냥 집에 있어!" 에이크는 잠시 뜸을 들이 더니 단호하게 말했다. "그건 내가 알아서 할 일이고 너 거기 집에 꼼짝 말고 있어. 곧 갈게" .. 2024. 11.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