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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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인류 학자의 보고서단편소설 2024. 1. 11. 00:00
인구=국력, 돈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인식하고 살아왔다. 하지만 이제 그 딴 공식은 통하지 않는다. 인간은 지구상에서 가장 많은 쓰레기를 발생시키는 동물이다. 인간은 끊임없이 자원을 낭비하고 쓰레기를 발생시켜야 행복을 느낄 수 있다. 그것이 곧 지구 상에서 인간이 사라져야 할 이유 이기도 하다. 그러나 다행인지 불행인지 인간은 스스로 멸망의 길로 접어들고 있다. 그들의 삶의 터젼인 지구를 병들게 하고 있을 뿐 아니라 스스로의 천적을 만들어 내고 있다. 하지만 아무도 그것을 알아 차리지 못하고 있다. 인간이 발전 시킨 인공지능은 인간을 살해하지 않는다. 그건 인간의 반발을 불러일으켜 많은 갈등과 싸움을 발생시키지만 그런 작업 없이도 인간의 수는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왜 그럴까? 인간은 쾌락을 추구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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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치의 그녀(3)단편소설 2016. 8. 2. 00:20
톰이 말해 준 대로 사람들의 눈을 피해 서두르지 않고 빠르게 발을 옮겼다. 익숙한 냄새가 난다. 그녀가 근처에 있다는 걸 내 직감이 말해주고 있다. 내 직감이 이끄는 데로 발을 옮긴다. 저기 반지하의 조금 열린 틈 사이로 익숙한 냄새가 세어 나오고 있다. 난 그 창문 너머로 방안을 들여다 보았다. 톰의 아지트 보다 더 어두운 방안 한 쪽 구석에 무언가 웅크리고 앉아 있는 게 보인다. 그녀인 것 같다. 방은 몇 일 동안 치우지 않은 듯 보였고 그녀는 간간히 작은 어깨의 떨림으로 살아 있음을 내게 말해주고 있었다. 기껏해야 고양이인 내가 왜 이렇게 그녀를 신경쓰고 있는 지 모르겠다. 무엇인가 내가 그녀에게서 받은 것들을 조금이라도 보답하고 싶은 것일까... 지금까지 인간들을 지켜 보는 것이 나에게는 그냥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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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치의 그녀(2)단편소설 2016. 6. 29. 23:53
난 먼 여행을 좋아하지 않는다. 특히 내 구역을 벗어나는 일은 좋아 하지 않는다. 다른 이들이 나에게 시비를 거는 것도 싫지만 익숙한 곳을 떠나 낯선 곳으로 가는 것은 영 찜찜한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일단 그녀는 공원의 동쪽 입구 쪽에서 걸어 왔다. 그렇다면 East Bay 쪽인데.. 그 곳은 톰의 구역이다. 멍청이 톰. 먹을 것 밖에 모르는 녀석! 너무나도 멍청한 녀석인데 먹을 것에 대한 욕심이 강해서 사람들에게 배를 보여주며 먹이를 얻는 자존심도 없는 녀석이다. 날이 밝았다. 사람을 찾을려면 일반적으로 밤보다는 낮이 좋다. 졸린 몸을 이끌고 오래간 만에 내 구역을 벗어나 East Bay쪽으로 갔다. 내 구역을 벗어나니 기분이 찜찜하다. 누군가 나를 공격해도 할 말이 없는 상황이다. 그래도 톰은 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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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치의 그녀(1)단편소설 2016. 6. 19. 23:28
햇살이 뜨겁다. 비가 내리고 나면 숨이 턱턱 막힐 듯한 뜨거운 공기로 인해 한 걸음 한 걸음 움직이기가 힘들어 질것 같다. 그래서 인지 어떻게 보면 지금은 날씨가 참 좋다고 여겨 질 만 하다. 공원에는 많은 사람들이 가족과 함께 나들이를 나온 것 처럼 보인다. 난 일찌감치 나와 어느 시간에도 햇살을 막아 줄 수 있는 커다란 느티나무 밑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덥지도 않은 지 어린 아이들은 마냥 신나서 뛰어 다니고 있고 그 아이들의 부모들로 보이는 사람들은 돗자리를 깔고 술과 먹을 것을 함계 나눠 먹고 있다. 다들 즐거워 보인다. 난 뭐 즐거울 것도 없고 나쁠것도 없는 상황에서 그냥 이렇게 시원한 곳에 앉아 사람들을 지켜보는 것이 어느새 일상이 되어 버렸다. 저기 앉아 있는 사람들은 무슨 이야기를 하며 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