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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옛날 SI 회사 생활 이야기(10) - 쉬어가는 이야기: 회사 괴담
    IT 기타/SI 회사생활 2023. 6. 9. 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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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이야기는 개인적인 회사 생활 경험을 바탕으로 좀 더 재미있게 각색한 내용입니다. 사실과 다른 내용도 많습니다.

     

    '쿵쿵쿵쿵'

     

    늦은 시간 야근을 하고 있을 때

     

    뭔가 벽을 치는 소리 같으면서도 벽을 치는 듯한 소리는 아닌 거 같고 왠지 기분 나쁜 소리다.

    이게 무슨 소리지?

     

    자리에서 일어나 모니터 너머로 둘러본다.

     

    저기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고 있는 지금은 NO MAN 짐캐리 님 발주처 고객님이 요청하신 문서 요약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다. 그리고 저 쪽에 모니터 뒤로 팀장님의 검은색 머리만 보인다.

     

    소리가 어디서 나는 건지 찾아보려 했지만... 더 이상 소리가 나지 않았다.

     

    다시 자리에 앉았다.

     

    나는 acc 87.5%를 맞추기 위해 파라미터 튜닝을 하며 반복적으로 모델을 만들고 또 파라미터 수정을 하는 지루한 작업을 하고 있는 중이었다.

    지루하네... 아 졸리다..

     

    그때 또 갑자기!

     

    '퀵쿽쿽쿽'

    뭐지? 무슨 소리지? 아 이 기분 나쁜 소리는? 뭔가 치는 소리 같은데... 물체는 아닌 것 같고...

     

    다시 자리에서 일어나 주위를 둘러보었다. 짐캐리 님은 이 소리가 들리지 않는 듯 아무렇지 않게 일에 집중을 하고 있었고 팀장님도 별 반응 없이 자리에 앉아 있었다.

    한동안 서 있으면서 또 소리가 나는지 기다려 보았지만 소리가 나지 않았다.

     

    창 밖을 한번 보았다. 창밖의 불 빛과 나의 모습이 반사되어 겹쳐 묘한 느낌을 주었다.

    이거 나한테만 들리는 소리인가? 이 회사에 나만 모르는 괴담 같은 것이 존재하는 걸까?
    터가 안 좋은 곳인가? 이렇게 큰 소리가 다른 사람에 안 들릴 리가 없는데...

    창 밖에 갑자기 물 방울이 맺히기 시작했다. 늦은 밤부터 비가 온다더니 이럴 땐 일기 예보가 참 잘 맞는다.

    빨리 일을 마무리하고 가야겠는 생각에 잠시 정체불명의 소리를 잊고 다시 작업을 하는데..

     

    '쿵쿵 쿵쿵'

    또 소리가 났다. 항상 동일한 4번의 규칙적인 리듬... 등골이 쭈뼛쭈뼛 서늘해지기 시작했다. 예전에 아주 어렸을 때 들었던 무서운 이야기가 생각났다.

     

    한 고등학교에 전교 1,2등을 다투는 두 명의 학생이 있었는데 2등을 하는 아이가 아무리 노력해도 1등을 할 수 없었고 너무 1등에 집착한 나머지 2등 아이가 1등을 옥상에서 밀어 1등이 머리부터 떨어져 죽었는데...

    2등 아이가 밤늦게 혼자 야간 자율 학습을 하고 있을 때 멀리서 '쿵쿵쿵쿵' 거리는 소리가 들려오고 교실문을 드르륵 여는 소리와

    '없네~' 하는 목소리가 들리고

    다시 교실문이 닫히고 또 '쿵쿵쿵쿵' 하며 점점 가까워지며 계속 교실문을 여는 소리가 들리고 '없네~' 하는 소리가 반복적으로 들리고

    2등 하는 아이가 소리가 가까워져 무서워 책상 밑으로 숨었는데 교실문이 열리며 거꾸로 서있는 1등 하는 아이의 귀신과 눈이 마주쳐 죽는다는 이야기. '쿵쿵쿵쿵' 소리는 거꾸로 서있어서 머리를 바닥에 찍으면서 오기 때문에 나는 소리라는 이야기

     

    가 갑자기 생각나서 더 무서워지기 시작했다.

     

    소리가 꽤 큰 데 왜 다른 두 사람은 아무 반응이 없는 걸까... 진짜 나만 들리는 건가... 야근하다 무슨 사고 같은 게 일어났던가..

    무서웠다. 비도 오고 밤도 늦었고 무서운 옛이야기가 계속 떠오른다.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그때 또

     

    '쿵쿵쿵쿵'

    진짜 이 소리는 머리를 바닥에 찍는 소리와 비슷한 거 같아... 뭐지??
    무섭다. 머릿속에 그 옛날이야기의 귀신이 점점 구체화되어진다.
    거꾸로 있는데 머리로 바닥을 대고 있고 얼굴은 피범벅이 되어 있고 한쪽은 또 머리가 찌그러져 비 대칭이다. 손과 발은 뒤틀려 있고.. 눈은.. 그만~~~~~~~~~~~~ 더 이상 상상하면 안 돼!!

    난 다시 자리에서 일어났다. 반드시 이 소리의 근원을 찾아야 한다! 찾지 못하고 집에 간다면 난 오늘 밤 잠을 자기는 글렀다.

     

    그때 또 '쿵쿵콱콱'

     

    재빨리 소리가 나는 곶으로 고개를 돌렸다. 팀장님 자리에서 났는데...

     

    그때 놀라운 것을 보았다.

     

    팀장님이 자기 주먹으로 자신의 머리를 엄청 쌔게 치는 게 아닌가? 머리와 주먹을 통해 나는 소리! 소리의 원인은 찾았는데...

    왜 더 무섭지?? 왜 자기 머리를 저렇게 쌔게 치는 걸까? 귀신이 씌었나?

     

    그런데 진짜 이렇게 소리가 나는데 왜 짐캐리 님은 태연한 건지 알 수가 없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팀장님이 자신의 머리를 저렇게 쌔게 치는 일은 종종 있는 일이다. 일이 잘 안 풀리거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그렇게 하는 것 같다.

    짐캐리 님은 이미 알고 있었기에 무심하게 신경 안 썼던 것이었다.

     

    그리고 팀장님의 또 다른 습관이 있는데 한 숨을 엄청 크게 쉰다.

    일반적인 사람들처럼 한숨을 쉬는 게 아니라 

    '어후~~ 하~~' 이렇게 엄청 크게 한숨을 쉬는데... 옆에서 듣고 있으면 진짜 큰일이 난 것처럼 느껴진다.

     

    다행히 소리의 근원을 찾아서 안도감이 들 긴 했는데...

     

    이게 머리 치기 이후 한숨 쉬는 콤보가 지속적으로 발생한다!!!! 

    그러면 진짜 그냥 조용히 쥐 죽은 듯이 있어야 한다. 

     

    진정한 공포물을 맞보지 않으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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