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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옛날 SI 회사 생활 이야기(12) - 개발자의 자율성과 창의성을 이끌어 내는 방법 = 자리 이동???????
    IT 기타/SI 회사생활 2023. 6. 23.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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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이야기는 개인적인 회사 생활 경험을 바탕으로 좀 더 재미있게 각색한 내용입니다. 사실과 다른 내용도 많습니다.

     

    잘 나가는 외국계 IT 기업들은 직원들의 책상 자리가 정해진 것이 없고 하고 싶은 업무나 프로젝트가 있으면 개인 노트북을 가지고 마음이 맞는 사람끼리 자리에 모여서 효율적으로 업무를 본다. 이것이 혁신이고 창의력의 원동력이고 자율적으로 일을 하게 만든다. 우리도 이런 자율 좌석제를 시행하겠다!

     

    사장님께서 야심 차게 자율좌석제라는 것을 시행한다고 내리꽂으셨다.

     

    뭐 나름 하고자 하는 취지는 이해한다. 하지만 그것이 자율좌석제 하나 만으로 창의성, 효율성, 자율성등이 만들어진다면 얼마나 좋을까?

     

    SI 개발자들은 어차피 대부분 외부 프로젝트에 장기간 나가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회사에 내 자리가 의미가 있나 싶기도 하고...

     

    자율좌석제 때문에 회사에 개인 사물함도 설치되었고 이제 퇴근할 때는 자리를 정리해서 내 짐을 사물함에 넣고 가야 하는 상황이 생겼다.

     

    - 자율 좌석제 ROUND1

    자율좌석제라고 부르고 그냥 내 방은 빼지 않겠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눈 가리고 아웅 하는 방식으로 자기 자리에 짐을 빼지 않고 그대로 앉아 있었다. 실제로 설마 검사까지 하겠어란 마음으로...

    -> 결과

    인사팀에서 퇴근 후 자리에서 짐을 빼지 않은 사람에게 경고 조치

     

    - 자율 좌석제 ROUND2

    짐은 사물함에 넣고 퇴근하지만 출근하면 여전히 같은 자리에 짐을 푼다.

    사람들이 눈치를 보기 시작... 하지만 여전히 퇴근 후 자신들의 짐을 사물함에 넣고 퇴근하지만 출근하면 기존에 앉았던 자리에 짐을 풀었다. 결국 여전히 같은 자리!

    -> 결과

    이틀 연속으로 동일한 자리에 앉기 금지

    초창기에는 인사팀에서 감시했으나 이후에는 시스템 비슷한 걸 만듦

     

    - 자율 좌석제 ROUND3

    좋은 자리 선점, 전쟁의 시작

    어쩔 수 없이 자리를 이동해야 하는 상황이 되자 결국 사람들은 좋은 자리를 선점하기 위한 눈치 싸움이 시작되었다.

    다들 기존에는 그냥 앉아 있었지만 좋은 자리는 항상 있다. 다른 사람에게 내 등을 보이지 않게 하는 자리, 냉난방이 적절한 자리, 팀장님과 먼 자리 등등.. 조건은 다양하지만 대부분 모든 사람이 좋은 자리라고 생각하는 자리는 대부분 동일하다.

    -> 결과

    대부분 그럭저럭 적응하지만 결국 팀 내에서 강강술래처럼 매일 한 칸씩 쉬프트 하는 것처럼 됨

    홍의장군님 모니터 네이밍 사건 발생(앞으로 다룰 이야기)

    홍의장군님 삐짐 사건 발생(앞으로 다룰 이야기)

    홍의장군님 신입 갈구고 낮잠 자는 사건 발생(앞으로 다룰 이야기)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라고 했던가 결국 처음에는 많은 혼란과 불만을 사람들이 가졌지만 어떻게든 상황에 적응을 했다.

    하지만 자율 좌석제 하나 만으로 창의력이나, 자율성 같은 것은 생기지 않았다. 

     

    상황과 업무의 특성 같은 것을 고려하여 잘못된 점은 보완하면서 진행했다면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사장님의 지시로 시행은 하게 되었지만 결국은 그냥 남들이 하니까 따라 하는 것 밖에 안 되는 수준이었다.
    이 자율 좌석제를 왜 하는 건지? 이게 지금 회사 상황과 업무에 맞는 것인지? 한번 제대로 고민해보고 설문조사 같은 것이라도 했으면 좋지 않았을까?
    아무리 좋은 제도라고 해도 다른 곳에서 잘 쓰인다고 해도 그게 모든 곳에 만능일 수는 없는데 말이다.

     

    아! 생각해 보니 자율 좌석제의 좋은 점도 있었다. 자리를 항상 정리를 하고 가야 하니 본의 아니게 불필요한 짐을 많이 줄이게 되었다. 그것 하나는 좋았다. 그래서 퇴사할 때 가져갈 짐이 거의 없었다.

     

    한때 붐처럼 자율 좌석제가 많이 유행했던 것 같은데 지금도 효율적으로 잘 운영하는 곳은 잘 운영하고 있겠지?라고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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