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IT 기타/SI 회사생활

옛날 SI 회사 생활 이야기(11) - 내가 돈을 지불 했으면 쉬지 않고 일을 해야지 노예들아! 그건 너도 마찮가지야 CPU!

by W.C. 2023. 6. 20.
728x90

이 이야기는 개인적인 회사 생활 경험을 바탕으로 좀 더 재미있게 각색한 내용입니다. 사실과 다른 내용도 많습니다.

 

아직 완료 서류에 사인이 되지 않은 상태로 우리는 발주처 고객님에게 추가(?) 미션 정확하게는 숨겨진 미션을 진행하게 되었다.

 

첫 번째 미션

뉴스 긍정부정중립 프로그램의 accuracy는 87.5% 이상이 나와야 한다!

-> 다행히 파라미터 튜닝을 통해 수치는 기준보다 높게 나왔고 그럴싸한 미사여구와 영어로 쓰여있는 해외 논문 인용 몇 가지를 통해 PPT 자료를 만들었더니 무사 통과 되었다.

높으신 분들은 영어로 된 문서를 근거자료로 만들면 경험상 대부분 통과다.. ㅎㅎ

세번째 미션

너희 회사 높으신 분 중 한 명이 나에게 와서 무릎을 꿇어라!

이것도 뭐 솔직히 우리 같은 말단 직원들에게는 개새끼 소새끼 미친놈 머더파더 젠틀맨을 하고 영혼까지 털리지만

막상 팀장급 이상이 들어가면

대부분 하하 호호 간단한 다과회같은 분위기로 미팅이 끝난다. 

어쨌든 세 가지 미션 중 두 가지 미션은 대충 마무리가 되었는데...

 

두 번째 미션

문서요약 프로그램을 내놓아라~

이것도 지금은 NO MAN 짐캐리 님이 개발을 잘하셔서 잘 넘어가나 했는데... 뭔가 우리 발주처 고객님께서 불만이 있으신 듯 또 한 번 회의를 소집하셨다.

 

긴장된 분위기의 회의...

이것저것 전체적인 진행 상황 공유와 여러 가지 이슈 사항이 먼저 이야기되었고 이제 문서 요약 프로그램에 대해서 이야기가 나왔다.

 

'이거 제대로 동작하는 거 맞아요?'

'네 맞습니다. 아주 긴 서류를 전체적으로 요약하는 건 어렵지만 어느 정도의 길이를 테스트했을 때 품질 면에서 괜찮았습니다.'

'저도 뭐 아주 긴 건 잘 안될 거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GPU는 여유 자원이 없어서 사용하지 않는 것도 이해합니다. 그래도 CPU로 동작하는 것 치고는 생각보다 빠른데... CPU 사용률이 왜 이렇게 낮아요? 컴퓨터가 노는 거 같잖아요! 컴퓨터를 이렇게 놀게 하면 안 돼요!'

 

순간 회의실을 관통하는 '댕~~~~' 하는 느낌!

모두들 망치로 머리를 하나 얻어맞은 듯... 영혼들이 사람들 머릿속에서 탈출하는 모습니 희미하게 보이는 데...

 

짐캐리 님의 영혼이 간신히 뇌로 복귀하더니 정적을 깨고 대답을 했다.

'아.. 네 그럼 저희가 임의로 CPU 사용율이 더 높게 나오도록 조치하겠습니다.'

'네 그렇게 해주세요! 사람이든 기계든 놀면 안 돼요!'

와... 이게 무슨 대화이지? 내가 잘못 들었나? 뭐 성능 개선이 더 빨리 처리하라는 것도 아니고...
CPU 사용율만 더 높게 나오게 하라고!!!???
아니 CPU 사용율 적게 나오면 좋은 거잖아.... 다른 거 더 돌릴 수 있고... 
어디서 컴퓨터 모니터링 하는 거를 새로 배우셨나... 어디서 또.. 저런 이상한 말을 하는 거지??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 그렇다. 

 

IT 업계에서는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본 말이 있다.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 vs '어설프게 아는 사람' vs '잘 아는 사람' 중에 함께 일하면 가장 힘든 사람은??

 

모두가 알다시피 '어설프게 아는 사람'이다. 여기에 추가로 

+ 다른 사람의 말을 듣지 않는다.

+ 다른 사람의 일을 쉽게 생각한다.

+ 직장 상사 or 팀장금

 

콤보(어설프게 아는 사람이 대부분 이렇더라...)가 더해지면... 부하직원들의 퇴사 러시를 받게 될 것이다.

 

그리고 저 노동에 대한 인식 ('사람이든 기계든 놀면 안 된다' )을 가진 사람이 아직도 있고 결정권자라는 게 좀 씁쓸했다.

 

1990년대도 아니고...

 

결론적으로는 진짜로 서버에 임의로 CPU에 부하를 주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넣었다.

고객님께서도 흡족해하셨다.

 

난 도통 이해가 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