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이야기는 개인적인 회사 생활 경험을 바탕으로 좀 더 재미있게 각색한 내용입니다. 사실과 다른 내용도 많습니다.
SI 프로젝트 종료가 될 때쯤이면 아주 자주 발주처 고객님께서 우리를 찾으신다. 그리고 우리에 눈앞에 제안서(라고 쓰고 노예 계약서라고 읽는다.)를 흔들며~~
'어디 보자... 니들이 하겠다는 것을 얼마나 했나 이것저것 요모조모 이리저리 꼼꼼히 따져보자!'
이제 공포의 시간이 왔다.
발주처 고객님이 입찰 프로젝트를 공개하면 많은 업체들이 공개 입찰을 하게 되는 게 이때 제출하는 게 제안서이다. 이 제안서를 보고 발주처 고객님은 회사를 선택하게 되는데....
그래서인지 보통 제안서에는 발주처 고객님이 요구하는 요구 사항 외에 추가로 뭔가를 더 해주겠다는 내용도 많고 개발자는 들어 보지도 못한 내용도 많이 있다. 제안서를 해당 프로젝트에 투입되는 개발자가 쓰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게 또 제대로 인수인계가 안 되면 프로젝트 막바지에 거대한 태풍으로 변해 투입된 개발자를 풍랑 속으로 몰아넣는다.
역시나 고객님께서 제안서를 팔랑팔랑 흔들더니 웃으시며 양손으로 바로 잡으시고 어명을 내리셨다.
어명이요~~
하나! 뉴스 긍정부정중립 프로그램의 accuracy는 87.5% 이상이 나오고 있느냐? 그걸 증명하여라~
도대체 저 87.5%는 어디서 나온 숫자인 걸까... 그리고 저걸 어떻게 증명한다는 거지... 컴퓨터가 내놓는 수치인데...
학습할 때마다 데이터에 따라 조금씩 달라지고... 뭘 증명하라는 거지?
컴퓨터가 그러하다고 하옵니다~~ 하면 때리겠지?
둘! 너희들이 추가로 만들어 준다고 한 문서 요약 프로그램을 가져오너라~~~
와우~~ 처음 듣는 이야기입니다~ 그냥 죽여주시옵소서~~
셋! 일정이 연기되고 있는 이 상황이 너희들의 양만춘 장군의 책임이 크니 양만춘 장군을 하옥하고 책임자는 나에게 와서 무릎을 꿇어라!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프로젝트 막바지에 투입이 되었다 보니 제안서는 구경도 못한 상태였는데... 도대체 저 숫자 87.5%는 어디서 나온 걸까? 그리고 문서 요약은 또 무슨...
결국 이럴 때는 더더더더 높은 상급자가 호출되어 협상을 해야 하는 상황인데...
프로젝트 PM이 발주처 고객님과의 회의를 끝내고 괜스레 우리에게 뜬금없이 화풀이를 하기 시작했다.
'아니 이게 긍부정이 acc 87.5% 맞아요? 프로그램 돌려보면 대부분 중립으로 나오는데 이게 맞아요?'
'난 이해가 안 돼! 뉴스 10개를 검사하면 7~8개가 중립이야!'
아니... 뭐 당신 혼나는 게 대부분 양만춘 장군 때문인 건 알지만 이게 뭔 개소리임???
그럼 뉴스가 대부분 중립적인 쓰지 대놓고 부정적이거나 긍정적으로 쓰는 게 정상인가?
뉴스가 그럼 이상한 거 아닌가?
날씨를 전달할 때 그럼 어떻게 부정적으로 쓰냐?
아니 뭐 내일은 비가 많이 와서 기분이 X나 나빠질 예정입니다. 비 X나 싫어요
이렇게 써야 하나? 뭔 소리야!!!
하지만 목구녕까지 올라오는 마음의 소리를 눌러 담으며 침울한 표정을 지으며 점심은 뭐 먹지 룰루~! 를 시전 하였다.
'내일 팀장님이랑 영업 대표 들어오라고 하세요!'
회의 때 다 같이 들었잖아요! 양만춘 장군 하옥하고 책임자 무릎 꿇으러 들어오라고요!!
그걸 또 자기가 대빵인 것처럼 꼭! 그렇게 해야만???
가만히 보니 약간 웃는 것 같기도 하고.... 저 대사를 한번 해보고 싶었네 싶었어... 에효..
그래요 그 마음 이해가 될 것 같기도 하네요... 을이 하기 힘든 대사잖아요..
족보가 왜 이렇게 이상하게 꼬였는지 알 수는 없지만! 암튼 지금은 대책이 필요하긴 때이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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