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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기타/SI 회사생활

옛날 SI 회사 생활 이야기(7) - 양만춘 장군 당신은 저희와 함께 갈 수 없습니다.

by W.C. 2023. 5.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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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는 개인적인 회사 생활 경험을 바탕으로 좀 더 재미있게 각색한 내용입니다. 사실과 다른 내용도 많습니다.

 

공공기관 SI 입찰은 대기업이 제한이 된다. 여러 가지 조건이 좀 있는데 그건 아래 링크를 확인!

https://www.nepla.net/post/%EC%86%8C%ED%94%84%ED%8A%B8%EC%9B%A8%EC%96%B4-sw-%EC%82%B0%EC%97%85%EC%A7%84%ED%9D%A5%EB%B2%95%EC%83%81-%EB%8C%80%EA%B8%B0%EC%97%85%EC%9D%98-%EA%B3%B5%EA%B3%B5%EC%82%AC%EC%97%85-%EC%B0%B8%EC%97%AC%EC%A0%9C%ED%95%9C

 

소프트웨어(SW)산업진흥법상 대기업의 공공사업 참여제한

최근 많은 논란을 낳은 소프트웨어(SW)산업진흥법 개정으로 2013년 1월 1일부터 상호출자 제한기업집단 소속 IT서비스 기업은 원칙적으로 공공 정보화 시장에 참여할 수 없는 등 중소 소프트웨어

www.nepla.net

아무튼 이렇다 보니 뭔가 좀 신기한 상황이 일어난다.

대기업은 공공기관 SI에 입찰을 하고 싶고 공공기관은 중소기업보다는 아무래도 경험이 많은 대기업과 일하고 싶어 한다. 그러면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다 보니 

공공기관에 SI 사업이 발주가 되면 대기업이 중소기업 하나를 파트너 삼고 입찰을 참여하게 된다. 많은 복잡한 법과 여러가지 사정이 엃혀 있지만 좀 더 쉽게 비유해서 표현하자면

 

바지사장으로 중소기업을 세우고 대기업이 사업을 진행한다는???.....   거랄까?

 

아무튼 뉴스 긍정, 부정, 중립 판단을 하는 소프트웨어를 만들어야 하는 프로젝트도 그런 형태의 사업이었다.

 

그러면 이것은 누가 갑을 관계가 어떻게 되어야 하는 걸까?

1. 발주처 >>>>>> 중소기업 >> 대기업(하청)    이렇게 되어야 할까?

2. 발주처 >>>>>> 중소기업 = 대기업(하청)    이렇게 되어야 할까?

 

개인적으로는 2번이 아닐까? 생각했는데 왜 인지 모르겠지만... 아니었다.

 

2주간의 라벨링 데이터를 가지고 학습을 한 모델을 적용한 긍정, 부정, 중립 프로그램을 설치하기 위해 지방으로 양만춘 장군과 함께 내려갔다.

 

내려가는 차편에서 그렇게 당당하던 안씨성 성주 양만춘 장군은 성밖을 나와서 인지 그곳에 도착하자마자 한 것 움츠려 들었다.

일단 도착하자 마자 해당 PM(중소기업 프로젝트 메인)이 양만춘 장군에게 온갖 짜증을 다 발산했다.

 

'이건 왜 안 돼요?'

'이거 왜 이렇게 느려요?'

'이거 이번주까지 해준다면서요?'

'프로그램이 개 썩었어요!'

뭐지 이 무슨 시츄에이션이지? 뭐야. 뭐야. 왜 맞고만 있어? 장군님.. 주먹을 좀 뻗어요.... 
저 아저씨 왜 저러지? 아침부터 뭘 잘 못 드셨나?

 

양만춘 장군은 아무 말도 못 하고 그냥 듣고만 있었다. 그땐 좀 안타까웠는데... 지금 생각해 보니 방어력이 100이라 아무런 데미지를 받고 있지 않았던 것 같다.

 

자 이제 상황 파악이 되기 시작했다. 내가 파악한 상황은 이렇다.

 

사업을 진행하면서 우리 회사가 맡은 부분에 대한 솔루션을 납품했는데 추가적인 기능으로 뉴스 긍정, 부정, 중립을 판단하는 것을 영업 쪽에서 해준다고 한 것이고...

우리가 납품한 솔루션이란 것이 실상은 한 50%만 완성된 상태라 적용하면서 만들고 있었던 것이고....

대부분의 SI 업체들은 자체 기술력이 있다는 것을 대외에 보여주기 위해 특정 솔루션이 있다고 홍보한다.
하지만 실상은 완제품이라기보다는 커스트마이징이 아~~~~~ 주~~~~~ 많이 필요한 상태라고 보면 된다.
어떤 곳은 데모 기능만 만들어 넣고 나머지는 프로젝트 진행하면서 완성시키는 경우도 많다.

 

가운데서 모든 것을 중재해야 할 안씨성 성주 양만춘 장군은 그냥 성을 굳게 닫고 있었던 것뿐이고...

영업 쪽에서는 모든 기능이 다 된다고 했을 뿐이고...

 

솔직하게 말해서 살짝 우리 회사가 만든 솔루션을 봤는데... 내가 봐도 개 썩었...

 

암튼 아침부터 분위가 너무 안 좋았다.

그리고는 고객과의 회의가 있다며 양만춘 장군은 날 개발실에 남겨 두고 회의를 갔다.

 

설치 USB를 건네주고 또 남는 컴퓨터(서버에 접속할 수 있는 인가된 컴퓨터)가 없어서 다른 사람 작업이 끝나기를 멍하니 기다리고 있는데..

 

양만춘 장군이 회의에서 돌아오더니 주섬주섬 짐을 싸기 시작했다. 내가 오잉? 하는 표정으로 양만춘 장군을 처다 보니 양만춘 장군이 말을 했다.

 

'저보고 당장 여기를 나가래요. 앞으로 여기 들어오지도 말래요... 그래서 저 먼저 가야 할 것 같아요.'

오~~~~~~~~잉~~~~~~~!!!!!!!!!
뭐야? 이 사람 도대체 무슨 짓을 한 거야?
어떻게 저런 말을 들을 수가 있지?
그리고 나가라고 한다고 진짜 나간다고?

 

종종 프로젝트를 진행하다 보면 PM교체가 이루어지는 경우가 있다.

허나 이렇게 당장 꺼지라고 할 만큼의 상황은 나도 처음 보는 관경이었다.

 

프로젝트 중후반부터 투입이 되었다 보니 어떻게 상황이 흘러 왔는지 자세히 알 수는 없었지만 대충 봐도 얼마나 깽판을... 에휴..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은 진짜로 양만춘 장군이 PM으로써의 역할을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니 고객도 화를 내고 부하 직원들도 화를 내고...

또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은 양만춘 장군의 첫 PM 임무였다고 한다.

또 나중에 알데 된 사실은 양만춘 장군이 지방으로 자꾸 출장 가는 게 싫어서 일부러 깽판 친 거라는 확실치 않은 소문도 있었다.

그 이후로 양만춘 장군은 제안서나 기획서 작업만 주로 하게 되었다.(해피엔딩인가?)

 

아무튼 오후가 되어서 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게 되었고

일부러 늦게 준거 같기도 하고... 

 

일단 개발 서버(프로젝트 중후반인데 상용 서버는 아직 안 들어왔다고...)에 성공적으로 설치 후 CPU기반으로 동작하는 걸 확인을 하고 복귀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