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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옛날 SI 회사 생활 이야기(19) - 스마트 오피스 구축에 관한 각자의 사정들
    IT 기타/SI 회사생활 2023. 9. 2.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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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이야기는 개인적인 회사 생활 경험을 바탕으로 좀 더 재미있게 각색한 내용입니다. 사실과 다른 내용도 많습니다.

    회사에 새로운 사장님이 오셨다. 내가 입사한 후 얼마 뒤였는데... IT 회사에 걸맞은 젊고 유능한 사람이라고만 들었다. 아무튼 뭐 사장이 새로 왔다고 해서 크게 변경될 건 없었다. 그렇게 생각을 했다. 그렇게..

     

    어느 날 우리에게 팀장님이 오셔서 묘한 이야기를 했다. 우리 팀은 분명 솔루션을 개발하기로 했다. 그 솔루션이... 좀 괴랄하기는 했지만... 그런데 갑자기 팀장님이 IOT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우리는 모두 YES MAN 짐캐리 님을 쳐다보았다. 하지만 짐캐리 님의 얼굴 역시 이건 무슨 날벼락을 맞은 것처럼 멍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렇다면!!! 이~~~~건 어디선가~~~ 갑자기 팀장님도 막을 수 없는 윗선에서 나온 이야기인 것이다. 그렇다! 간부급 회의에서 우연찮게 사장님이 TV에서 IOT 관련 프로그램을 보고 이야기를 했다는 것이다. 그 IOT라는 게... 음성으로 커튼을 열거나 닫고 불을 끄거나 켜고 같은 단순한 사무실 자동화인데 이것에 대해 진짜 지나가는 말로 했는데... 우리 부서 상무님이 냅다! 덥석! 그것을 물어서 한번 연구를 해보겠다고 사장님에게 이야기하고 우리 팀에게 토스를 한 것이다.

     

    팀장님은 또 거절을 못하고 우리에게 어두운 표정으로 토스를 했다. 이름하여 스마트 오피스를 구축하라!

     

    근데 또 관련 세부 내용은 하나도 없다. 스마트 오피스를 구축하는 건 좋은데 무엇이 스마트 오피스란 말인가... 우리는 또 답정너인 회의를 시작했다. 상무님의 마음에 들면서 사장님의 마음에도 쏙 들어야 하는 스마트 오피스를 구축해야 한다.

     

    다들 회의실에 모여서 서로 얼굴만 멀뚱멀뚱 쳐다보고 있었다. 이럴 땐 늘 그렇듯이 팀장님이 한명 한 명 지명하여 의견을 물어본다. 제발 내가 먼저가 아니기를 속으로 기도 하며 화이트보드를 쳐다보고 있는데...

     

    팀장님이 무겁게 입을 열었다.

     

    '스마트 오피스 구축관련해서 아이디어가 있을가요? 홍의장군 곽재우 님?'

    갑자기 날벼락을 맞은 홍의장군은 반쯤 웃으며 반쯤 황당하다는 입고리를 하며 이런저런 말을 했으나... 지금 기억이 안나는 걸 보면 아무런 영양가 없이 흘러가는 말이었던 것 같다.

    그리고 직급 순서대로 지명받으면 한 사람씩 말을 했는데...

    다 아이디어가 거기서 거기였다.

     

    - 음성 인식으로 블라인드를 컨트롤

    - 음성 인식으로 빔 프로젝트 컨트롤

    - 음성 인식으로 스케줄 알림

    - 압력 센서를 이용한 자리 착석 및 이동 파악

    - 안면 인식으로 출근 체크

     

    등등 뭐 생각의 수준은 다 비슷했다.

     

    아무튼 해당 내용을 정리하고 프로젝트를 담당할 사람이 필요했는데

     

    '누가 그럼 책임지고 한번 진행해 볼까요?'

    란 팀장님의 말이 끝나자마자 댄디 가이님이 손을 번쩍 들었다.

    '제가 하겠습니다.'

     

    짐캐리 님은 손을 들려고 하는 엉거 주춤한 상황이었는데 댄디 가이님이 아주 빠르게 치고 나간 것이다.

    사실 댄디 가이님이 이렇게 빠르게 자신이 책임을 지고 하겠다는 이유는 파트가 나뉜 후 홍의장군님 아래에서 엄청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수많은 쓸데없는 문서를 만들어야 했고 문서를 만들면 또 맞춤법, 글꼴, 폰트까지 사사건건 시비를 걸어오는 상황에서 댄디 가이님은 살기 위해 빠르게 자원을 했던 것이다.

     

    댄디 가이님은 자신이 살기 위해 먼저 자원을 하기는 했지만 잊지 않고 같은 파트 막내도 챙기는 세심함을 보여줬다.

    '다른 파트 분들은 지금 솔루션 개발 때문에 바쁘실 테니 저희 파트 OO이와 함께 하겠습니다.'

    '네 그렇게 하세요! 저한테 직접 보고 하시면 됩니다. 일단 이 스마트 오피스를 우선순위로 두고 하세요!'

     

    막내 OO이의 얼굴이 마치 번데기에서 나비로 부화하는 것처럼 서서히 블랙에서 화사하게 날개가 활짝 펼쳐졌다.

    그의 눈은 초롱초롱 해진 채 댄디가이님을 추앙하고 있었다.

     

    사실 우리는 홍의장군님의 히스테리가 심한 것도 알고 있었고 홍의장군님의 치하에서 OO이는 거의 반 송장이 되어가고 있다는 것을 짐캐리 님에게도 이야기하며 팀장님에게 빨리 현 상황을 보고해야 한다고 말했었다.

     

    그렇게 말을 해도 별 진전이 없어 팀장님에게 

     

    '이러다가 진짜 OO이 키보드로 홍의장군님의 머리를 스매싱하고 창밖으로 뛰어내릴지도 모릅니다~~'

    라고 말하기 직전...

     

    OO이에게 기적 같이 약간의 살아갈 숨구멍이 생긴 것이다.

     

    어쨌든 그건 그거고 이제 이 스마트 오피스를 구축하기 위한 어떻게 할 것인가?

    프로그램은 서버와 개인 노트북만 있으면 되지만... 스마트 오피스는 무언가 동작을 하는 기계가 필요하다.

     

    그렇다! 이제 쇼핑 타임이 시작된 것이다!

     

    OO이는 업무 시간에 당당히 스마트 기기를 사기 위해 다양한 쇼핑 사이트들을 들여다보았다. 

     

    남의 돈(회사돈)으로 최신 IT기기를 산다는 건 -> 야식을 먹어도 살이 안 찐다는 말이고!

    그 택배가 도착하여 포장을 뜯는다는 건 -> 실패 없는 치트키 같은 온라인 쇼핑이란 것이다.

     

    사장님이 무심코 아무 생각 없이 던진 말에 상무님은 미끼를 물었고 우리는 하청을 받고 스마트 오피스를 테스트로 환경 구축을 하게 되었다.

     

    스마트 오피스가 잘 구성된다고 해도 전사에 적용할 수 있을까?
    사무실마다 IOT 장비를 구입해야 하고 비용 감당이 될까?

     

    이런저런 걱정이 들었지만

     

    그래도 두 사람은 표정이 밝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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