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옛날 SI 회사 생활 이야기(16) - '돈데기리기리 돈데기리리 돈데크만~~~ 아하하하하하하하핳'
    IT 기타/SI 회사생활 2023. 8. 14. 10:29
    728x90

    우리는 무엇을 만들어야 하는 가?
    몇 번의 회의를 했지만 언제나 똑 같이 큰 소득은 없었다. 결국은 시간이 지날수록 회의에서 제외되는 사람들이 늘었났다. 결국 팀장님과 YES맨 짐캐리님 둘이서만 회의를 며칠 하더니 우리가 만들어야 할 솔루션이 정해져서 우리에게 떨어졌다.

    이럴 거면 굳이 왜 회의를 한 건가...
    우리의 의견을 진짜 그냥 듣기만 할 거면 말이다...
    의견을 안들어줘도 문제지만 진짜 듣기만 해 줘도 문제다...

     
    우리가 만들어야 할 솔루션은!!!! 두두두두 둥! 짜잔! 뭔가 장황하게 설명을 했지만...
    결국은 들어보면 그때 유행하고 있던 MSA(MicroService Architecture), K8s, 빅데이터, ML을 다 짬뽕한 프로그램이었다.
     
    그렇다 유행하는 open source를 잘 포장해서 만드는 것도 기술이긴 하다. 헌데 우리는 그 포장을 할 수 있는 개발자가 부족하다. 영업팀에서는 영업을 할 수 있게 멋들어진 UI 화면이 있는 시연 DEMO 같은 걸 원하는데...
    우리 팀에는 웹 개발자가 없다.
    팀장님은 또 웹을 너무 쉽게 생각하신다.
    그냥 웹은 외주 줘서 대충 싸게 만들어 놓으면 된다고 생각하셨다. 

    대체로 웹 개발을 엄청 싸게 책정하고 개발하기 쉽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제대로 된 웹을 만들기는 어렵다.
    또 우리가 만드는 솔루션이 UI/UX가 나와 있는 것도 아니고... 개발 중에 계속 변동이 될 텐데... 이걸 외주로 주겠다?
    그리고 해당 솔루션을 만들면 유지 보수 안 하고 업데이트를 안 할 생각인가?
    SI 프로젝트 처럼 만들고 땡 하실 생간인가...?

    솔루션을 만들자고 하시더니 이건 뭐 회사 내에서 별도 SI 프로젝트를 진행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팀 내 내용 공유 없이 이거 만들어! 너희들의 의견은 필요 없어! -> 이건 진짜 SI 프로젝트 형태다...
     
    당연히 나도 부정적인 의견을 다시 한번 이야기했고 두유남도 이야기 했고! 아니 팀장님과 YES맨 짐캐리님 빼고 다 부정적으로 이야기했지만...
     
    팀장님은 그럼 대안을 가져오라고 하셨다.

    몇 번의 회의를 하는 동안 억지로 의견을 다들 냈었고 나름 괜찮은 것들도 있었는데...
    그것들은 대안이 아닌가?
    결국은 내 맘에 드는 대안을 이야기해 봐. 내 맘을 맞춰봐! 인거지...

    아무도 팀장님의 마음에 쏙 드는 대안을 말하지 못했고 우리는 그저 갑을병정쯤의 팀 내 하청 SI 업체가 되고 말았다.
     
    우리는 이제 솔루션을 만들 테니 당분간 사업장에 우리 팀원을 보내지 않겠다!
    단 어쩔 수 없이 회사의 요청이 있으면 나가야 한다!!!
     
    이렇게 팀장님이 천명하셨다!
     

    이게 뭔 개소리야!!!!
    SI 회사에서 사람 장사를 안 하겠다니!!!!

    우리는 솔루션도 만들어야 하지만 결국은 본업은 SI이다. 파견 가는 건 어쩔 수 없는 걸 다들 알고 있다.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을 호기롭게 거짓말로 포장하기보다는 진짜 솔직하게 이야기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본업 외에 추가 업무가 생겼다. 정말 미안하다. 같이 고생 좀 하자.. 적절한 보상 방안도 마련해 보겠다' 이런 식으로?
     

    요즘 들어서 더 그런지 모르겠지만...
    사람들이 실수를 하거나 잘못을 했으면 인정을 안 하려고 하는 경우가 많다.
    사과를 하면 쉽게 넘어갈 일을 더 어렵게 만들고 논점을 흐리고...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는 건 그냥 상식이고 당연한 것이다.
    하지만 위에 사람이 잘못된 결정으로 아랫사람들이 다 피해를 봐도...
    위에 직장 상사들이 사과를 하거나 고개를 숙이는 걸... 긴 시간 동안 회사를 다니면서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왜 그럴까?

    아무튼 우리는 일이 결론적으로 해야 할 일이 두 배가 될 것이라는 것을 다들 직감하고 있었고...
    어색한 미소조차 만들지 못했다.
     
    그래서 우리가 만들어야 할 우리의 미래의 솔루션이 뭐라고??
     
    몰라... 유니콘인가????
     
    팀장님은 아주 아주 두리뭉실한 형태의 생각을 우리에게 던졌고... 
    자... 이제 이것을 다시 구체화하고 설계하는 것은 우리의 몫이 되었다.
     
    팀원들이 머리를 싸매고 어느 정도 설계를 구체화해서 팀장님에게 보고 하려고 가져가면
    팀장님은 자신이 생각한 바와 다르면 퇴짜를 놓았다.
    추가 기능이 생각났다면 넣어 달라고 퇴짜를 놓았다.
    구조적으로 결함이 있는 것 같다고 퇴짜를 놓았다.(팀장님이 넣어 달라고 한 추가 기능 때문이라고요!)
    이렇게 퇴짜를 맞다 보니... 
    그냥 팀장님 기분이 나빠서 퇴짜를 놓는 것 같은 느낌 아닌 느낌이 들기도 했다.
     
    팀장님은 똑똑하다. 그리고 능력이 있다. 하지만 진짜... 자신의 생각을 남에게 전달하는 능력은 꽝이다. 
     
    YES맨 짐캐리님에게 물었다.
    '팀장님이 하고 싶은 게 도대체 뭐예요??'
    '에... 그게... '
    '아니 두 분이서 회의를 그렇게 많이 했잖아요....'
    '....'
     
    10대 청소년 사춘기의 소녀의 마음을 알아맞추는 것도 아니고... 
    모래사장에 설계도를 그렸는데... 그릴 때마다 파도가 밀려와 설계도를 지워 버리는 병신 같은 상황이 반복되었다.
     
    그래도 갖은 노력 끝에 우리는
     
    아이언맨머리에 토르의 몸, 블랜 팬서의 팔, 헐크의 발이 달린 겉으로는 아주 강해 보이지만!
     
    왠지... 딱히... 그 닥... 쓸모가 없어 보이고 밸런스가 맞지 않는 괴 생명체를 만들기로 하였다.
     
    그저 웃지요..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728x90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