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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옛날 SI 회사 생활 이야기(23) - 받아라~~ Exhaust!!!
    IT 기타/SI 회사생활 2023. 12. 19. 2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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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이야기는 개인적인 회사 생활 경험을 바탕으로 좀 더 재미있게 각색한 내용입니다. 사실과 다른 내용도 많습니다.

    모든 협업이 마찬가지겠지만 협업을 할 때 팀원의 성향에 따라서 진행 속도, 성과 등 많은 것들에 영향을 미친다.

     

    안시성 양만춘장군은 회식자리에서 술을 먹을 때 특히 팀장님이 자리에 계실 때 이런 이야기를 많이 했다.

    '팀장님.. 저희 옛날에 밤새워가며 으쌰으쌰 하며 개발도 하고 그랬는데.. 요즘은 그런 게 없어서 좀 아쉬운 것 같네요.. 그렇죠?'

     

    그럴 때면 팀장님은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는다. 정확하게는 팀장님은 그 말을 쌩깐다. 일단 어떠한 대화의 맥락도 없이 갑자기 툭하고 튀어나오는 멘트이기도 하고 양만춘 장군과 팀장님의 관계가 특별(?)하다는 것을 과시하는 것 이외에 어떠한 의미도 없기 때문이다.

     

    가끔 저 말을 들을 때면 자동적으로 이런 사고를 하게 된다.

     

    1. 왜 저런 말을 하는 거야?

    2. 우리 보고 야근을 하라는 건가?

    3. 자기 일을 좀 대신해달라는 건가?

    4. 그래.. 팀장님과의 관계가 오래되었다는 건 알겠어 그래서?

    5. 그런데 '으샤으샤' 하면서 일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 일까?

     

    그래서 ChatGPT에게 물어보았다.

    흠... 그렇단 말이지...

     

    그래서 한번 더 물어보았다.

     

    오~~~ 컴퓨터도 알고 있는 일을 안시성 양만춘 장군은 이해를 못 하고 있다니...

     

    아무튼 이렇게 협업을 하다 보면 양만춘 장군같이 팀킬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후의 이야기는 안시성 양만춘 장군의 이야기가 아니다....

     

    부정적인 교수님은 본사 복귀 후 다른 업무가 정해지지 않아 알 수 없는 정체의 솔루션 개발 업무에 투입이 되었다. 모두들 이 솔루션에 아무도 말은 하고 있지 않았지만 속으론 '똥'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을 것이다.

     

    교수님은 해당 개발업무에 투입되자 말자 그의 부정적인 내면을 가감 없이 들어내었다. 웃으며 말하고 있지만 교수님 답게 냉철하게 단점과 한계를 명확하게 지적하였다.

     

    모두들 이미 시작하기 전에 알고 있던 사실들이었고 어쩔 수 없이 진행하게 되었지만 그래도 무엇인가 괜찮게 만들어 보려고 노력하고 있던 사람들에게 그의 웃는 표정과 대비되는 냉소적인 말들은 그 '똥'을 만들고 있는 사람들도 '똥덩어리'로 취급을 해버리고 있었다.

     

    일단 기분이 상한 건 둘째치고 '시작은 했으면 결과물은 나와야 한다'라는 팀장님의 요구 사항에 따라 일정은 진행되고 있었다. 인원이 일단 추가되었으니 없는 것보다는 낫겠지라는 생각을 가지고 업무 분배를 다시 시작하였다.

     

    부정적인 교수님에게는 로그 수집 관련 모듈을 맡겼다. 교수님은 우리에게 알고 싶지 않은 관련 기술에 대한 지식 강의를 한번 하시고 각자 맡은 부분의 개발에 들어갔다.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뒤 각자 개발한 부분의 기능을 적용하여 테스트해볼 단계가 다가왔다.

     

    서로의 개발 진행 상태를 확인하고 있는데 교수님의 차례가 되었다.

    교수님은 다시 장황한 강의를 시작하셨다.

    '공식 API 문서를 참조에 아키텍처 구조가... 문서에서 보던 것과 다른... 에러가... 어쩌고저쩌고... 그래서 아직 다 못했습니다. 씨익'

    샤라라라~~

     

    그의 선한 미소를 보고 있자니...

    '아 그렇구나 그랬구나...'

    라고 난 동화되고 있는 순간!

     

    '하.......'

    뒤에서 깊은 한숨소리와 함께 조금 짜증이 난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래서 일정을 맞출 수 있겠어요?'

     

    두유남 님은 교수님의 선한 미소에 넘어가지 않았던 것이다! 나도 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렇다 일정! SI개발은 일정 준수가 중요!

     

    선한 미소의 교수님은 부정적인 교수님이 되어 여러 가지 어려운 점과 부정적인 상황들을 장황하게 늘어놓기 시작했다. 

    받아라~~ Exhaust(탈진)!  Exhaust(탈진)!  Exhaust(탈진)!

    듣고 있으니 절로 탈진 상태가 되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교수님은 실전보다는 이론에 더 강했다. 모든 일들이 마찬가지이겠지만 이론대로만 흘러가지 않는다. 여러 가지 예외 상황도 있고 응용을 해야 하는 상황도 있는데 교수님은 일단 정석방식을 고수하는 스타일이었던 것이다.

     

    이렇게 되다 보니 회의가 많아지고 의견 충돌이 계속 발생하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일하면서 힘이 빠지고 점점 더 힘들어졌다. 교수님의 말도 다 틀린 말은 아니었다. 하지만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아군도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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